사회이슈

수천 명 피해, 전액 환수...QRC 사건으로 본 신종 금융사기 경고

법률 전문가 2025. 4.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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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규모 다단계 투자 사기를 주도한 탈북민 고모씨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고씨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나스닥 상장, 연 300% 수익률 등 과장된 홍보 문구를 통해 수천 명의 투자자를 기망하였으며,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겉으로는 혁신적 핀테크 기업 CEO를 자처했으나, 실상은 구조적인 사기 범죄의 주범이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사건의 개요와 법적 쟁점, 사회적 파장 및 향후 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시작과 전개

고씨는 북한이탈주민 출신으로, 2012년 건강식품회사에 취업했다가 횡령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으며 범죄 전력이 생겼습니다. 이후 다단계 유사수신 범죄에 반복적으로 연루되며 범행 수법을 고도화하였고, 2020년에는 QRC뱅크라는 명칭의 가상 금융 플랫폼을 창설하였습니다. 고씨 일당은 QRC코인을 통해 나스닥 상장 예정, 고수익 보장, 전 세계 금융기관 보증 등 사실과 다른 정보를 대대적으로 유포하며 투자자 모집에 나섰습니다.

 

2. 조직적 사기 구조와 피해 방식

QRC뱅크는 실질적 사업 기반 없이 피라미드식 다단계 구조로 운영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하위 직급을 통해 상위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실제 사업 수익 없이 후속 투자자 자금을 기존 투자자 수익 지급에 사용하는 '돌려막기'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투자자에게 일정 시점까지는 수익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금이 고갈되며 피해가 확산되는 전형적 금융사기 방식입니다.

 

3. 피해자 대상 및 수법의 특징

고씨는 특히 탈북민, 중국동포, 고령층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폐쇄적인 커뮤니티 특성과 정보 부족을 악용하여 신뢰 기반의 소개 방식을 사용하였고, 캄보디아 부수상과의 사진,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 이미지, 정치인 합성 사진 등 허위 자료를 활용해 신뢰도를 조작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지인을 통해 투자에 참여하였고, 한 번 투자를 시작한 후에는 손실 회복을 위해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4. 수사 및 법적 조치와 환수 결과

고씨는 2023년 12월, 대법원에서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년과 범죄수익 130억 원 추징을 확정받았습니다. 이후 검찰은 범죄수익환수부를 통해 고씨의 은닉 자산을 추적하였고, 청담동 펜트하우스, 고급 외제차, 명품, 미술품, 주식, 가상자산 등 총 130억 원에 달하는 전액 환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위장 이혼을 통한 배우자 명의 자산 이전 및 법인 명의 은닉 등 고도화된 은닉 방식에도 불구하고, 계좌 추적 및 해외 협조를 통해 환수 절차가 이뤄졌습니다.

 

5. 법적 쟁점과 제도적 과제

해당 사건은 형법 제347조(사기죄),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등 다수의 법률 위반 요소가 복합된 사안입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내세운 신종 금융사기에 대한 법적 대응과 규제의 사각지대가 부각되었습니다. 향후 유사 범죄 방지를 위해 허위 투자정보 감시 강화, 다단계 금융구조 점검, 커뮤니티 중심의 예방교육, 금융플랫폼 신뢰도 검증 체계 마련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사기 방지를 위한 특화된 입법 및 기술적 감시 장치 도입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소규모 횡령으로 시작된 범죄가 어떻게 수천 명에게 2,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야기하는 대형 금융사기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비록 범죄수익은 전액 환수되었지만, 피해자 개개인이 입은 심리적·경제적 손실은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 법적 대응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경각심 제고, 제도적 미비점 보완, 취약계층 보호 장치 마련을 통해 유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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